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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스마트폰 꾹꾹 눌러 쓴 눈물의 편지, "유일한 탈출구였던 육상, 파리에서 작별" [여기는 항저우]

공동취재구역(믹스트 존)으로 나온 전민재(46·스포츠등급 T36)의 눈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취재진 앞에 주저앉은 그는 눈물을 흘리며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준비한 편지를 음성 변환해 취재진에 건넸다. 편지의 음성이 모두 끝나자 전민재는 다시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전민재는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APG) 육상 여자 T36 100m 결선에서 15초2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국의 쉬이팅(26)보다 0.7초 늦은 2위로 들어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작이 아쉬웠다. 7명의 선수들 중 가장 늦게 출발했다. 하지만 전민재는 곧 선수들을 차례로 제치더니 막판 스퍼트로 2위에 오르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m 결선에 이어 이번에도 쉬이팅을 넘지 못했지만, 46세 선수가 평균나이 26세의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였다. 레이스를 마치고 힘든 와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그의 별명은 '스마일 레이서'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미소 대신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2014 인천 APG에서 발로 쓴 편지로 감동을 안겼던 그는 이번엔 스마트폰에 힘겹게 담은 편지를 준비했다. 다섯 살 때 원인 모를 뇌염으로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전민재는 손도 심하게 뒤틀려 글자를 쓰기 힘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글자 한 글자 스마트폰 액정을 꾹꾹 눌러가며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편지에서 '안녕하세요, 육상 선수 전민재입니다'라고 운을 뗀 그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격도 월등히 떨어지고, 꾸준히 나이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반면, 기록도 제자리걸음에 계속 순위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에서 좌절도 하고 실망도 했다'라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하지만 그는 이내 '나름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 열심히 숨 가쁘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연습에 매진했다. 그 결과로 이렇게 메달을 목에 걸게 돼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라고 전했다. 전민재는 2020년부터 어머니 한재영 씨가 생활과 훈련 보조를 전담하고 있다. 그는 '엄마도 연세가 있으셔서 힘드실 텐데 저 때문에 고생하시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하고 죄송하다. 언제나 제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엄마께 이 메달의 영광을 돌려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아빠와 언니, 조카에 이어 감독과 코치, 교회 사람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46세의 적지 않은 나이, 전민재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었다. 지난 23일 200m 결선 후 "100m 경기를 보고 파리 패럴림픽 출전 여부를 정하겠다"라고 한 그는 사흘 뒤 이 편지를 통해 마음을 굳혔다. 전민재는 '올해 APG를 끝으로 은퇴를 고심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권유하고 설득해 주셔서 저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힘을 내서 파리 패럴림픽까지 달려보려고 한다'라고 결심했다. 그는 '말도 할 수 없고 손도 불편한 제가 힘들고 외롭고 답답할 때 육상이 꿈과 희망을 심어 줬다. 유일한 탈출구이자 친구였던 육상과 파리 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아쉬운 작별을 할까 한다. 다시 한 번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린다'라며 눈물의 편지를 마쳤다. 어렸을 적 심한 사춘기로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던 그는 육상으로 희망을 얻어 이젠 장애인 육상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2008년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 나선 전민재는 2012 런던 패럴림픽 은메달 2개, 2016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 1개를 수확하며 숱한 역사를 써왔다. 2014년 발로 쓴 편지에서 '2018년까지 뛰겠다'고 말했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뛴 끝에 어느덧 2024년 파리 패럴림픽까지 바라보게 됐다. 전민재의 육상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항저우=윤승재 기자 2023.10.26 13:44
프로야구

능숙한 한국어에 불펜포수까지 챙기는 외인, "벤지, 오래오래 남아줘"

“굿 피칭(Good Pitching)!”, “오늘 공 좋은데?”글로만 봤을 땐 외국인 투수와 불펜 포수의 평범한 대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영어로 말하는 이가 불펜 포수고, 한국어로 얘기하는 게 외국인 선수라면 믿어지는가. 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의 전담 불펜포수인 정유찬 매니저는 “내가 영어로 말하면 벤자민은 한국말로 말한다.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이젠 그냥 한국인이다”라며 그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벤자민은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그 누구보다 한국어 공부에 열성인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 땅을 밟으면서부터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벤자민은 이젠 웬만한 소통은 물론, 읽기도 가능해진 지경까지 이르렀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선 통역 매니저를 거치기도 전에 질문을 알아듣기도 하고, “가자”, “우승 차지하자” 등 한국어로 각오를 다지는 게 일상이 됐다. 한국어 공부뿐만이 아니다. KBO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 한국야구에 맞게 루틴을 재정립하고, 한국 야구 문화를 따르는 것은 물론, 코치와 포수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면서 고집도 잘 부리지 않는다. 일각에선 “너무 착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만큼 벤자민은 한국과 KBO리그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 인성도 좋다. 벤자민의 수훈 선수 인터뷰 땐 동료 선수들의 이름이 빠지질 않는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들이나 승리를 도와준 타자들 등 비교적 발음이 어려운 이름도 성과 이름을 모두 붙여 언급하며 감사 의사를 전한다. 지난달 25일 수원 LG 트윈스전 승리 후엔 뜻깊은 감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자신의 훈련을 도운 불펜 포수를 언급했다. 벤자민은 “올스타 휴식기 동안 불펜 포수들과 캐치볼을 많이 했는데, 오늘 긍정적인 투구로 이어진 것 같다. 불펜 포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벤자민의 감사 인사를 받은 정유찬 불펜 포수는 “평소에도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주는 선순데, 인터뷰에서까지 언급해줄 줄은 몰랐다. 정말 고마웠다”라며 웃었다.불펜 포수는 단순히 투수의 공을 받아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공을 받을 때마다 파이팅 넘치는 샤우팅으로 투수들의 기를 살려주기도 하고, 투수 훈련이 없을 땐 배팅볼 투수나 도구 관리 등 훈련 보조 요원 역할도 한다. 벤자민도 이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정유찬 불펜포수는 "이런 외국인 투수가 어디 있나 싶다. 기회가 된다면 벤지(벤자민의 애칭)가 한국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더 오래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윤승재 기자 2023.08.04 13:06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잉글랜드 축구에서 지적인 선수는 조롱의 대상이었다

2014년 시장조사 기관인 YouGov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35%의 미국인이 영국 영어가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영국 영어가 싫다고 답한 미국인은 겨우 6%였다. 많은 한국인 역시 영국 영어에 호감을 갖고 있다. 한국, 미국 등 외부인이 좋아하는 영국 영어는 영국 내의 수많은 억양 중 하나인 ‘RP(Received Pronunciation)’다. 표준 발음으로 여겨지는 RP는 ‘King 혹은 Queen’s English’, ‘BBC English(1920년대~1970년대 BBC는 RP로만 방송했다)’, ‘Posh English’, ‘Pubic school(사립학교) English’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영국 영어(British English 혹은 English English)라고 칭하는 것은 RP다. 억양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영국 사회에서 RP의 구사 여부는 중요하다. RP를 쓰는 유명인 중에 배우로는 제레미 아이언스, 휴 그랜트, 엠마 톰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다니엘 크레이그, 틸다 스윈튼, 엠마 왓슨, 휴 로리 등이 있다. 이외에도 미스터 빈으로 알려진 로언 앳킨슨, 음악 평론가 사이먼 코웰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 같은 보수당 정치인도 RP를 쓴다. 그렇다면 RP를 구사하는 프로축구선수는 누구일까? 필자는 많은 축구 선수와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봤지만, RP를 쓰는 이를 본 적이 없다. 확실히 하기 위해 RP를 사용했던 프로축구선수가 있었는지 검색도 해봤다. 예상했던 대로 “RP를 쓰는 유명 선수는 한 명도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실 RP와 프리미어리그(EPL) 혹은 프로축구라는 용어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전통적으로 영국 프로축구선수들의 대부분은 교육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첼시와 블랙번 등에서 뛰었던 그레임 르 소(Graeme Le Saux)는 특별한 선수였다. 그는 여러 면에서 일반적인 프로축구 선수와는 달랐다. 르 소도 RP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영국 남부지방의 선명한 억양을 구사해 RP에 가장 가까운 발음을 했던 축구 선수였다. 르 소는 또한 축구선수로서는 드물게 대학교에서 환경학을 공부한 적도 있다. 르 소는 여러 분야의 학문에도 관심이 많았다. 매우 지적인 대화가 가능했던 그는 동료 선수들이 타블로이드 신문을 볼 때, 진보 성향을 대표하는 신문 가디언을 읽었다. 그는 말을 멋지게 했고, 정론지를 읽으며 멋진 주제를 논했다. 여가 시간에는 미술관을 즐겨 찾곤 했다. 필자는 이런 차별적인 이미지의 르 소가 좋았으나, 많은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르 소가 가진 지적인 이미지는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인 축구와 그는 매치가 안 됐기 때문이다. 르 소는 부인 마리아나와의 사이에 두명의 자식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취향과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는 동성애자라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르 소는 2007년 출간된 자서전에서 자신의 모든 행동(패션 스타일, 음악 취향, 미술관 방문, 가디언 독자, 대학 공부)이 동성애의 증거로 쓰였다고 밝혔다. 축구장이나 훈련장에 가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는 그는 자신을 학교폭력의 희생자에 비유했다. 르 소가 당했던 사례 몇 개를 소개한다. 악몽의 시작은 웨스트 햄 팬들로부터 시작됐다. 그들은 업튼 파크에서 르 소를 향해 빌리지 피플(동성애와 관련된 세계적인 댄스 그룹)의 히트곡 ‘Go West(동성애자들의 정신적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로 가자는 내용)’의 리듬에 맞춰 “Le Saux takes it up the a***(동성애자의 성행위를 의미)”를 계속해서 외쳤다고 한다.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10살에 불과한 어린이가 르 소를 향해 “You f***ing poof(동성애자를 모욕하는 단어), you take it up the a***”라고 외치자, 주변의 어른들마저도 이에 가세했다. 심지어 소속팀 첼시의 코치였던 그윈 윌리엄스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친하게 지낸 동료 폴 인스도 르 소를 poof라 불렀다고 한다. 사실 poof란 단어는 축구장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다. 하지만 동성애자로 낙인찍힌 르 소에게 사용했기에 문제가 된 것이다. 리버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공격수이자 르 소의 대표팀 동료였던 로비 파울러도 다르지 않았다. 1999년 2월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경기 중 파울러는 동성애적 표현과 언어로 르 소를 여러 번 조롱했다. 참다못한 르 소가 파울러에게 “내 가족들이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어”라고 말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르 소가 팔꿈치로 파울러를 가격했고, 둘은 몸싸움을 벌였다. 후에 파울러는 자서전에서 르 소가 “But I'm married(나는 결혼했다고)”라고 말하자, 자신은 “So was Elton John, mate(엘튼 존도 그랬어, 유명 가수이자 동성애자인 엘튼 존도 결혼한 것에 비유)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르 소는 이런 대화 자체가 없었고, 파울러가 자신을 멋지게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파울러와의 충돌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청문회와 징계 등으로 이어졌다. 그 후에도 르 소에 대한 조롱은 계속됐지만, 예전에 보였던 관중들의 악의는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르 소는 자신의 고통이 점차 사라짐을 느꼈지만, 마음의 평화는 은퇴 후에 찾아왔다고 밝혔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7.29 09:10
국가대표

월드컵 출격 준비 완료...내일 출국 여자 대표팀 "이변의 팀 되겠다"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10일 결전지 호주로 출국한다. 대표팀의 32세 베테랑 미드필더 지소연(수원FC)은 “대한민국이 이번 대회에서 이변의 팀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대표팀의 키워드는 ‘고강도’다. 여자 대표팀의 콜린 벨(영국) 감독이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가장 많이 말하는 단어가 ‘고강도’다. 강도 높은 훈련을 뜻하는 이 단어는 여자 대표팀의 상징적인 단어가 됐다. 벨 감독은 무조건 훈련 강도만 높였던 게 아니라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바로 ‘끊임없는 스프린트’다. 최근 몇 년간 세계 여자축구의 체력적, 전술적 수준이 빠르게 향상됐다. 이에 따라 월드컵 본선에서는 체격에서 열세인 한국이 세계 수준의 체력과 스피드를 갖춰야만 경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무작정 뛰는 체력을 기르는 게 아니라 고강도 훈련을 통해 ‘회복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중 스프린트를 하고, 그 다음에 또 뛸 수 있도록 빨리 회복하는 능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출정식을 겸해 아이티와 평가전을 했다. 2-1 역전승을 거뒀고, 무엇보다 체력과 활동량에서 합격점을 받아 ‘고강도’ 훈련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한국은 아이티 평가전 전반 15분 만에 선제점을 내줬지만, 후반 활동량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후반에만 연속 두 골을 만들어냈다. 과제도 남았다. 벨 감독은 경기 후 “수비 전환을 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며 보완점을 짚었다. 팀의 중심을 잡고 있는 베테랑 수비수 심서연(수원FC)과 공격수 조소현(토트넘) 역시 아이티전 후 “수비와 공격의 전환 속도가 부족했다”며 본선까지 이 부분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지소연, 심서연, 조소현 등 이른바 ‘황금세대’라 불린 30대 베테랑 선수들의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다.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간절함과 천가람(화천KSPO), 케이시 유진 페어(PDA) 등 젊은 세대의 신구 조화가 팀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여자 대표팀은 10일 출국 후 16일에는 유럽팀과 현지 비공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월드컵 조별예선 H조 첫 경기는 25일 콜롬비아와 치른다. 이은경 기자 2023.07.09 16:33
스포츠일반

한국 대표로 '단체전 원팀' 경험한 임해나-예콴, "스트레스 다 풀리는 기분" [IS인터뷰]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기분이었어요.”아이스댄스 국가대표 임해나(19)는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끝난 2023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팀 트로피에 참가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임해나는 예콴(22)과 호흡을 맞춰 팀 트로피의 한국 아이스댄스 대표로 나섰다. 팀 트로피는 국가대표 단체전이다. 남녀 싱글과 페어, 아이스댄스 선수들이 참가해 나라별로 실력을 겨룬다. 한국은 팀 트로피에 사상 처음으로 참가했다. 그동안 싱글에서는 눈에 띄는 성적을 냈지만, 피겨 저변이 취약해 페어와 아이스댄스는 대표팀에 넣을 만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스댄스 임해나-예콴 조는 한국과 캐나다 이중국적자 임해나와 중국계 캐나다인 예콴으로 이뤄졌다. 페어의 조혜진-스티븐 애드콕 역시 한국-캐나다 이중국적자 조혜진과 영국인 애드콕이 한 팀이다. ISU 주관 대회에는 둘 중 한 명의 국적으로 그 나라를 대표하는 팀이 될 수 있다. 한국은 팀 트로피 첫 참가에서 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총점 1점 차로 일본을 3위로 밀어냈다. 성적만큼 눈에 띈 건 발랄하고 유쾌했던 응원전이었다. 한국 선수가 연기를 마칠 때마다 키스앤드크라이존(피겨에서 연기를 끝낸 선수가 점수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곳)에서 각종 응원 도구를 들고 춤추며 응원했다. 영화 007 OST를 사용했던 차준환(남자 싱글)이 연기를 끝냈을 때는 장난감 총으로 선수들을 하나씩 쏘는 동작을 코믹하게 했다. 별명이 병아리인 이해인(여자 싱글) 연기 후에는 병아리 인형을 들고 응원했다. 아이스댄스 대표 임해나와 예콴이 경기를 마친 후에는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라는 띠를 어깨에 두르고 기뻐했다. 임해나-예콴은 2022~23시즌까지 주니어 무대에서 뛰었다. 팀 트로피가 첫 시니어 대회였다. 아이스댄스의 리듬댄스는 ISU에서 시즌별로 지정한 리듬을 테마로 만들어야 하는데, 2022~23시즌 주니어와 시니어의 리듬 주제가 달랐다. 주니어에서 탱고를 췄던 임해나-예콴은 급히 라틴 테마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연습했다. 임해나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이 끝나고 일주일 있다가 새 리듬댄스 프로그램 ‘Don’t go yet’을 3주 연습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니어 첫 무대라는 생각에 처음에는 너무 긴장했는데, 연기할수록 적응이 됐다”고 했다. 임해나-예콴은 팀 트로피 아이스댄스 부문에서 6개 팀 중 6위에 그쳤다. 임해나는 “다음 시즌 시니어 무대에서 더 잘해야 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웃었다. 이들에게는 ‘한국 팀’의 완전한 일원으로 참가한 대회라 더 의미가 있었다. 예콴은 “이시형 선수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줄 몰랐다. 나이를 확인하고 ‘시형이 형(한국말로)’이라고 애교 있게 불렀다. 싱글 선수들이 모두 잘 챙겨줬다”고 했다. 임해나는 “키스앤드크라이존은 원래 우리만 외롭게 있던 곳인데, 팀이랑 같이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이 우리한테 ‘너네 되게 재미있다’ ‘디테일이 살아있다’고 재미있어하더라”며 웃었다.예콴은 마지막 남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이 클린 연기를 마치면서 한국이 일본에 1점 차 역전 은메달이 확정됐을 때를 회상하며 “점수가 나온 순간 너무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임해나와 예콴은 이제 다음 시즌 본격적인 시니어 무대 데뷔를 준비한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기 위한 예콴의 특별귀화 과정도 순조롭게 밟고 있다. 올림픽은 ISU 대회와 달리 두 선수의 국적이 같아야 아이스댄스 팀으로 참가가 가능하다. 예콴은 특별귀화를 위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추천서를 받았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한 상황이다. 다만 특별귀화는 정해진 시점에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서 본격적인 심사가 언제 열릴지 기다리고 있다. 임해나에게 다음 시즌 프로그램에 대한 힌트를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다음 시즌 시니어 무대의 아이스댄스 리듬댄스 테마는 ‘1980년대 음악’이다. 캐나다에서 훈련하는 다른 팀들을 보니까 이미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많이 선택하는 분위기더라. 우리 코치 선생님이 프린스의 노래가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했는데, 아마 의상도 아주 화려하게 준비할 거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은경 기자Tip>>>> 예콴? 취안예? '너 이름이 뭐니?'임해나의 아이스댄스 파트너 예콴은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캐나다에서 쓰는 영어 이름이 ‘예콴’이다. 중국 이름은 ‘全曄’으로, 중국어 발음을 한국어로 표기하면 취안예다. 취안(全)이 성(姓)이고 예(曄)가 이름이다. 일간스포츠는 캐나다에서 쓰는 이름인 예콴으로 표기한다. 2023.04.26 09:02
연예일반

‘탄생’ 윤시윤 “불어 태어나서 첫 도전, 발음 훈련만 한 달”

배우 윤시윤이 프랑스어를 구사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전했다. 11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탄생’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윤시윤, 윤경호, 이문식, 김강우, 이호원, 송지연, 정유미, 하경, 박지훈, 로빈 데이아나 참석했다. 영화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다. 조선 최초의 신부 김대건 역을 맡은 윤시윤은 “김대건 신부의 서신이 많이 남아 있는데 거기에 3개 국어가 나온다. 김대건 신부가 거의 완벽한 문장력을 구사했다. 그래서 부족하게 외국어를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프랑스어를 익히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는 윤시윤은 “프랑스어는 제가 태어나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발음 훈련만 한 달 넘게 해야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김대건 신부가 조선 땅을 넘어가서 험난한 여정을 통해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려내야 했기 때문에 사계절을 다 그려냈다. 국내 촬영만 가능했기 때문에 최대한 외국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겨울 신은 강풍기 기본 3대를 사용했다. 고생한 만큼 다양한 그림이 나온 것 같아 보람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탄생’은 11월 30일 개봉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1.11 11:54
해외축구

'창덕궁부터 마마무까지?' 세비야의 완벽 한국 즐기기

스페인 라리가1 세비야 FC 선수단이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팡플레이' 2차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훗스퍼와의 경기를 앞두고 한국을 처음 방문한 세비야 선수단의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비야의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에는 선수들이 훈련에 참여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체험을 즐기는 사진이 올라왔다. 가장 먼저 지난 11일(한국시간) 라리가 공식 SNS에 세비야 선수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영상이 올라왔다. '세비야 축구팀'이라는 화이트보드를 들고 등장한 세비야의 양쪽 풀백, 헤수스 나바스와 마르코스 아쿠냐는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의 한국어 발음을 배우기도 했다. 처음 접하는 한국 문화에 적극적인 모습. 13일(한국시간)에는 창덕궁에서 한복을 체험한 사진이 세비야 구단 공식 SNS에 등장했다. 당초 페르난두 헤지스와 루드빅 아우구스틴손이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아우구스틴손이 EPL 아스톤빌라로 임대 이적해 참여가 무산됐다. 하지만 곧바로 대신할 선수를 영입했다. 터키 갈라타사라이에서 영입한 마르캉이 행사에 즐겁게 참여했다. 세비야 소속으로 참여하는 공식적인 자리가 처음이었지만 해맑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날 걸그룹 마마무의 솔라가 세비야 선수단을 찾은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구단 SNS 역시 '한국의 슈퍼스타'라며 솔라를 소개하며 공격수 라파 미르와 올리베르 토레스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이외에도 야신 부누, 루카스 오캄포스, 헤수스 코로나가 한국어로 구단 공식 응원가를 녹음하는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구단 공식 유튜브에도 '세비야 FC의 응원가 한국어 버전!'의 한국어 제목을 단 영상이 올라왔다. 세비야와 토트넘의 '쿠팡플레이' 2차전 경기는 1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며, 쿠팡플레이를 통해서만 시청이 가능하다. 이동건 기자 movingun@edaily.co.kr 2022.07.14 13:54
연예일반

‘마녀2’ 저스틴 하비 “서은수 영어 선생님 자처…촬영 때 너무 잘하더라” [일문일답]

영화 ‘마녀2’는 조연들도 눈에 띈다. 사라진 소녀를 쫓는 본사 요원 조현(서은수 분)의 파트너 톰 역을 연기한 저스틴 하비도 그중 한 명이다. 저스틴 하비는 극 중 스릴 넘치는 액션과 천진난만한 코믹스러움을 넘나들며 긴장감을 완화,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저스틴 하비는 ‘마녀2’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고 합격점을 받았다. 저스틴 하비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그가 연기의 문을 두드린 이유와 완벽한 캐릭터 구축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마녀2’가 개봉 21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5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다. 소감이 궁금하다. “일단 영화가 잘 돼서 너무 행복하다. 다들 열심히 촬영했고 스태프도 배우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 또 데뷔인데 좋은 작품에 들어갈 수 있어 행운이다. 운이 좋은 것 같다.” -‘마녀2’로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어땠나.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힘든 것도 있지만, ‘이거 하고 싶다.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더 분석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래도 (연기를) 시작하게 돼 너무 좋다.” -배운 점이 있나. “캐릭터를 잘 만들고 싶다면 분석을 많이 해야 하고, 자신이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기가 쉽지 않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캐스팅되고 그 이후를 회상한다면. “(캐스팅부터 개봉까지) 1년 이상 걸렸다. 너무 기대됐다. 친구, 지인, 가족들이 계속 영화가 언제 나오는지 물어봤다. 나도 언제 나오는지 몰라 계속 기다려야 했다. (연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공부도 하고 훈련도 받고 개봉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코로나19로 개봉이 어려웠다. 불안감은 없었나. “큰 불안은 없었다. 박훈정 감독님을 잘 알고 있어서 믿고 갔다. 흥행작도 많아서 감독님의 계산대로 간다면 잘 될 거라 믿었다.” -강도 높은 액션신도 소화했다. 어떻게 준비했나. “촬영 전에 두 달 동안 액션 스쿨을 다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벌크업도 많이 해야 해서 일주일에 6번 정도 헬스장도 다녔다. 크로스핏도 동시에 했다. 큰 작품이라서 최대한 노력해보고 싶었다. 끝나고 ‘내가 다 줬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게.” -미행하던 요원이 던진 차 문을 한 손으로 받아내고 무기로 쓰는 것에 관객들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를 보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런 평가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도 문짝 신이 제일 좋았다. 주변에서도 그 신이 제일 좋았다고 했다. 5일 동안 숲속에서 그 신만 열심히 촬영해서 그런지 더 기뻤다. 한국 영화 퀄리티가 ‘캡틴 아메리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우리도 그만큼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신 외에도 연기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나는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톰은 한국어를 못한다. 완전히 못 말하는 척, 못 알아듣는 척 연기해야 했다. 처음에 서은수에게 ‘욕쟁이’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감독님이 나에게 너무 자연스럽게 말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발음도 어눌하게 하면서 신경을 썼다.” -박훈정 감독과의 작업 어땠나. “감독님 스타일이 나와 잘 맞는다. 나는 디렉션을 잘 요청하고, 감독님은 디렉션을 잘 해줘서 그 부분에서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첫 작품이라 감독님이 나에게 중요했다. 첫 작품을 감독님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었다. 박훈정 감독님은 배우가 캐릭터를 만들어서 소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촬영하고 나서 다른 스타일을 원한다면 그렇게도 찍었다. 특별히 한 가지만을 연기해야 한다는 스타일은 아니다.” -어떤 장면이 쓰일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는 어땠나. “내가 마음에 드는 테이크가 거의 다 들어갔다. 그래서 감독님하고의 호흡이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은수를 구하려고 차를 밟고 공격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제일 좋아했는데 영화에 들어가서 좋았다.” -서은수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서은수와는 너무 잘 맞았다. 액션 스쿨도 같이 다녔고 자주 만나서 대본도 봤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친했다. (서은수가) 친절하고 착해서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서은수의 영어 선생님을 자처했다는데. “자주 만나 계속 대본 연습을 했다. 모르는 포인트 있으면 연락도 했다. 근데 보니까 너무 잘하더라. 촬영할 때도 ‘되게 잘하는구나’ 생각했다.” -반대로 서은수에게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나. “서은수가 굉장히 프로페셔널하다. 촬영갈 때 분장, 의상을 어디에서 해서 갈 수 있는지 미리 알려줬다. 그런 도움이 필요했었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요가 수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요가에 능하다고 하는데. “요가는 ‘마녀2’ 찍고 나서 시작했다. 6개월 정도 됐다. 몸 쓰는 것을 좋아해서 무에타이, 럭비, 스킨스쿠버, 테니스 등 안 해본 것이 없다. 그만큼 많이 쓰니 아픈 부분도 있어서 요가를 통해 고치고자 했다. 근데 아픈 부분을 고치기보다는 머릿속으로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마녀2’로 첫 연기에 도전했다. 타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가능했을 것 같은데 영화 연기에 도전한 이유가 있나. “7살 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그때부터 주인공으로 많이 나왔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학교 연극 감독과 프로듀싱도 했다. 대학교를 마치고 한국에 왔는데 기회가 생겼다. ‘옛날 꿈이 다시 이루어지는구나’ 생각했다. 지금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에서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연기하면서 자극이 됐던 것이 있나. “영화를 보는 2시간이 즐거워서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5개월 동안 촬영해보니 쉬운 일이 아니더라. 사람들이 안 보는 장면에도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아무나 데려가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새로운 존경심이 생겼다.” -도전하고 싶은 배역이나 장르가 있나. “모든 작품을 해보고 싶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외국인 역할을 해보고 싶다. 또 액션 장르가 잘 들어오는데 멜로나 로맨스도 도전해보고 싶다. -‘마녀2’로 듣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 “‘이 배우가 포텐셜 있다’, ‘앞으로 많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평가를 들었으면 한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보여야 더 많은 작품이 들어올 것 같다.” -‘마녀2’가 가지는 의미가 있다면. “‘마녀2’를 통해 많은 배우와 함께 촬영했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다. 또 ‘무조건 이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나에게는 ‘마녀2’가 새로운 시작이다.” 이세빈 인턴기자 2022.07.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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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이의 집’ 유지태 “자본에 물들고 여성에 호감주려는 욕심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공개 중인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종이의 집’)은 24일 공개 후 시청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서 곧장 월드와이드 3위에 올랐다.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미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삼아 ‘교수’라 불리는 수수께끼 인물이 남과 북의 노련한 도둑들을 모아 갓 찍어낸 지폐를 훔쳐 탈출하는 작전을 세운 뒤 희대의 인질극을 꾸미는 이야기다. 배우 유지태가 극 중 초유의 인질극을 지휘하는 교수 역을 맡았다. 그는 글로벌 인기에 대해 “싱숭생숭하면서 덤덤하다. 파트2가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작이 워낙 많이 알려졌고 팬덤이 강하다 보니 부담이 됐다. 한국판 ‘종이의 집’은 빠른 전개와 주변의 필요치 않은 감정을 제외하고 매끄럽게 스토리가 진행된다. 또 한국식으로 잘 버무린 작품이다”며 한국판만의 차별화된 매력과 강점을 꼽았다. 유지태는 출연을 결정할 때 “캐릭터의 각양각색 매력과 열정에 반했다”고 말했다. 또 “교수 역할을 맡게 된다고 생각하니 나만의 강점을 (작품에) 드러내고 싶었다. 비주얼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자본에 물들어 있는 교수, 여성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인상, 또 멜로를 더 부각 시키고픈 욕심이 있었다”며 차별점을 언급했다. 유지태는 촬영 당시 김홍선 감독에게 원작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리기보다 실제 자신과 가까운 모습을 캐릭터에 녹여보는 제안을 했다. 그는 “캐주얼 슈트나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는 멋스러워 보이는 부분을 부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은테나 금테 등의 세련된 안경을 착용하면 어떨지 물었다. 감독님이 너무 세련되면 사기꾼 같은 느낌일 수 있다고 하더라. 캐주얼한 안경을 착용하고 옷을 입었다. 머리를 올리지 않고 내리는 스타일로 등장해 신뢰감을 주는 비주얼을 갖추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유지태는 ‘종이의 집’을 촬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으로 대사를 꼽았다. “정보성 대사의 비율이 높았다”는 유지태는 “문어체의 대사를 풀어내야 하는 부분이 내 대사 중 80%~90% 정도를 차지했다. 이를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 따라서 전달력에 포커스를 두고 항시 긴장감을 지닌 채 촬영했다”고 했다. 또 “작가가 지문을 디테일하게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렸다”고도 했다. 정보 전달성 대사 톤을 소화하기 위해 실제 성우의 발음 훈련도 했다. 그는 “성우를 직접 만났다.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며 연습했다. ‘진격의 거인’ 등 설명 대사가 많은 애니메이션과 역사극을 따라 읽으며 일본어 대사를 한국어로 따라 읽는 연습도 했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멜로 장르에 강점인 배우다. 이번 작품에서는 김윤진(선우진 역)과의 베드신을 소화했다. 그는 “순간순간 우진을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김윤진 선배와 촬영할 때 감정을 더 깊이 드러내고자, 선배에게 많이 먼저 다가갔다”면서 “대사나 상황으로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배우들의 앙상블로 채워지길 바랐다. 대사에는 없지만, 화면을 감정들로 채우고 시청자가 직접 눈으로 보며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지태가 맡은 교수는 강도들과 직접 마주치는 장면이 적다. 팀을 이룬 강도단, 협상단과 달리 촬영 기간 외롭지는 않았을까. “사실은 현장에 나가서 배우들과 함께 감정을 맞추고 싶었다. 강도들과 물리적인 거리는 있지만, 마음은 같이 있는 듯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했다. ‘종이의 집’에는 교수를 비롯해 비중 있는 캐릭터만 10명이 넘는다. 자신이 연기한 교수를 제외한 캐릭터 중 잘 맞는 인물로 베를린을 언급했다. 이어 “악역을 맡은 적이 많아 베를린을 맡았다면 또 잘 맞지 않았을까”라면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는 도쿄를 꼽았다. ‘종이의 집’은 공개 후 시청자 반응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다. 유지태는 “대본 받을 때부터 느끼고 있던 부분이다. 잘못하면 많은 질타를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응을 오히려 쳐다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 중 교수는 인질 강도극을 계획하면서도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된다’는 신념을 가졌다. 유지태는 “만약 실제로 내가 교수가 된다면 똑같은 계획을 짤 것이다. 재밌는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리즈처럼 4조라는 거액이 생기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빚을 갚을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유지태는 데뷔 이래 다양한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다. 유지태는 “영화는 한 컷에 모든 감정을 쏟아내고 작은 디테일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연기해야 하기에, 외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드라마는 그런 부분이 덜하다. OTT 플랫폼이 등장하며 드라마의 퀄리티가 점점 더 높아졌다. 개인적으로 영화와 드라마의 간격이 허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종이의 집’은 연말 파트2가 공개된다. 유지태는 후속편에 “교수가 인질 강도극을 짠 이유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원작을 보신 분은 알 수도 있지만 안봤다면 파트2에서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다은 인턴기자 2022.06.27 11:40
스타

[일간스포츠X뮤빗] ‘낭독에 착붙’ 목소리 가진 아이돌은?

만능 엔터테이너 또는 멀티테이너라 불리는 아이돌이 다양한 분야와 장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장기간 연습으로 다진 노래와 춤은 물론, 나아가 연기까지 섭렵하며 연예계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으로 제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 특히 타고난 목소리 노래만 부르기 아깝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는 노래가 아닌 내레이션, 낭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며 색다른 재능을 보여준다. 수억번 노래를 부르고 랩을 하며 훈련된 또렷한 발음과 청자(聽者)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안정된 톤은 전문 성우의 목소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다. 때문에 애니메이션 더빙,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소설 낭독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존재감을 반짝반짝 빛낸다. 또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많은 아이돌이 재능기부의 한 형태로 목소리를 활용해 선한 영향력을 펼친다. 새로 시작하는 위클리 초이스는 내추럴 본 꿀성대로 낭독자로도 손색 없는 아이돌이 누가 있는지 알아본다. 새 위클리 초이스 ‘오디오북 낭독에 찰떡인 아이돌은?’(The idol perfect for narrating audiobooks is?)의 투표는 23일 오후 5시(한국시간)부터 29일 오후 3시까지 오직 글로벌 K팝 플랫폼 ‘뮤빗’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일간스포츠X뮤빗’ 위클리 초이스에서 1위를 한 셀럽에게는 일간스포츠의 지면광고와 뮤빗인앱 팝업 광고가 주어진다. 마치 낭독을 위해 타고난 목소리를 가진 듯한 아이돌 후보는 다음의 10명이다. ▲디오(엑소) ▲미연((여자)아이들) ▲옹성우 ▲주찬(골든차일드) ▲진영(갓세븐) ▲차은우(아스트로) ▲최예나 ▲최유정(위키미키) ▲하성운 ▲황민현 (가나다순)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06.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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